형철이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로 축구에 빠져 살고 있다.
월드컵 출전국 모든 나라의 성적을 하나하나 보기 시작했고 이른 아침 6시에 하는 경기에는 벌떡 일어나 중계방송을 보기도 했다.
매일 매일 축구를 아빠와 해야 한다. 처음에는 고무공으로 안방에서 아빠와 승부차기 시합을 한동안 했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도 LNG기지 잔디구장에서 승부차기를 했다. 집 앞 어린이집 공터에서, 놀이터에서, 캠핑을 가서도 축구를 했다.
축구복을 사주었고 축구화도 사주었다.
요즘엔 날이 추워지니 몰펀블록으로 축구 골대와 골키퍼, 선수들을 만들어 놓고 혼자 축구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다. 그것도 나라를 바꿔가며 최대한 그나라 유니폼 색깔과 비슷한 블록을 골라 맞추기까지 한다. 물론 골키퍼의 유니폼색은 다르게 설정한다.
요즘엔 패스와 드리블도 제법 익혔다.
그러더니 오늘 묻는다. 국가대표간 축구시합을 할 때 매번 나오는 노래가 뭐냐고 묻는다.
애국가라는 것이고 4절까지 있다고 하니 알려달란다.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찾아 보여주었더니 애국가를 4절까지 듣고 기어이 칠판에 4절까지 써 놓겠단다.
그리고 나서 문든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자기가 4절까지 어떤 노래 가사를 만들어 보겠단다. 제목은 '가족사진'. 그리고 4절까지 이렇게 써내려갔다. 말하자면 형철이 최초의 작사인 셈? 최근의 강원도로 다녀온 캠핑을 떠올리며 쓰기 시작한 듯 하고 얼마전 끝난 인천 아시안게임의 몇몇 경기들을 본 것을 떠올린 듯 하다.

제목 : 가족사진
1절)
우리가족 바다에 가서 사진을 찍어요.
우리 다함께 사진을 찍고 축구 야구 배구 핸드볼을 해요.
집에 와서 양치질을 해요.
그 다음 씻고 잠을 자요.
2절)
아침에 유치원에 가요.
내 동생 어린이집에 가고 엄마는 요리를 해요.
아빠는 회사에 가요.
3절)
공원에 놀러가서 신나게 놀아요.
갔다 와서 축구를 해요.
자고 일어나요.
4절)
그 다음 에베레스트산에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서 내려올 때도 케이블카로 내려와서
집에 들어와서 씻고 양치질을 하고 세수하고 자요.

2014-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