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光陰者는 百代之過客이라. 세월이란 것은 영원한 과객이라. 김선호는 영원한 과객의 흔적을 기록한다.

우리 가족은 1년전 2017년 새해를 한라산에서 시작했다. 그 때는 좀 벼르고 별러서 일출도 기대했었는데 역시나 어린 형철이, 현수의 기상시간을 컨트롤하기가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그 당시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수 많은 사람들이 새해 첫날 한라산을 찾은 통에 이른 새벽 성판악 인근에 주차하기도 힘들 정도였었다.

2018년 새해는 벼르지 않았다. 아무 생각이 없다가 지난 주 회사 사람들과 설악산 공룡능선 산행을 마친 후 속초의 봉포머구리에서 물회를 먹고 나서 문득 회를 좋아하는 아내에게 신년에 겸사 겸사 설악산과 물회를 경험해보자고 제안하면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예상대로 오케이였고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서 점점 아빠와의 산행에 불만의 소리를 높이는 횟수가 잦아지기 시작한 아이들도 흔쾌히 수락을 했다. 아무래도 작년의 신년 한라산 산행에 뒤이은 올해 신년 산행도 어딘가 멋진 곳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속 한켠에 있는 듯 했다.

다만, 새해 첫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로 12월 31일 강원도쪽의 웬만한 숙박은 급작스레 잡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어차피 1월 첫주까지 휴가인데 하루 양보해서 1월 1일로 잡으니 숙박비도 절반으로 뚝 떨어지고 서울-양양 고속도로도 속시원히 뚫린채로 달리고... 좋았다. 점심무렵 출발했는데 귀경길은 꽉 막혀 있는데 양양행은 뻥뻥 뚫려 있었다.

속초 봉포머구리에서 물회로 저녁을 먹고(형철이는 비빔밥을 먹었는데 현수는 토라져서 아무것도 먹질 않았다) 델피노 리조트에서 1박을 했다. 날씨도 좋아서 다음 날(1월 2일) 계획은 성인대에 올라 일출을 보는 것이어서 새벽 6시에 일어나기로 했다. 새벽 5시 경부터 눈을 떠서 뒤척거리다 6시가 되어 아내를 깨우니 일어나자면서도 귀찮아 했다. 밖은 깜깜한데다 휭휭하는 거센 바람소리에 기온도 뚝 떨어져서 이 깜깜한 추운 새벽에 나가고 싶지 않았다. 쿨쿨 자는 아이들을 깨워 나가는 것도 안쓰럽고... 에라 모르겠다 새벽같이 뭔 고생이냐 싶어 더 잤다.

9시쯤 아이들이 일어나서 짐을 챙겨 나왔다. 우리는 울산바위를 가기로 했다. 아이들에게는 흔들바위까지 가 보고 힘들면 돌아오는 것으로 하자고 했더니 현수가 단호하게 울산바위 꼭대기까지 가자고 했다. 해서... 2015년 9월(당시 현수 5살, 형철이 7살)에 온 가족이 다녀온 뒤로 2번째로 울산바위에 다녀오게 되었다. 세찬 바람에 옷을 저며 매다가 산행중의 열기로 풀어헤쳤다가, 하지만 맑은 날씨속에 평일이라 사람들도 적어서 아주 쾌적하고 기분좋은 산행을 하고 왔다.

 
총 이동거리 : 9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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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피노에서 바라본 울산바위. 7:49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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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피노에서 바라본 울산바위. 8:44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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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령에서 이어지는 백두대간 상봉, 신선봉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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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에 왔을 때는 이 곳 한켠에 사진사와 인화시설이 있어서 주말에 몰려드는 탐방객들이 발디딜 틈이 없었다. 그리고 울산바위 전경쪽 난간에 뜬금없는 태극기가 꽂혀 있었고 나무팻말로 울산바위정상이라는 글귀가 걸려 있었다. 그 때도 참으로 촌스러운 것이라 생각했는데 지금와서 보니 싹 다 없어졌다. 개인적으로 작년 9월에 왔을 때 나무팻말은 있었는데 이마저도 치웠다. 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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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거세서 난간 근처에도 가지 말라 했고 바람이 너무 불어서 주저 앉았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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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봉 전경... 2015년에 왔을 때 아이들에게 봉우리들을 설명해주었을 때는 귀담아 듣지 않았는데, 2016년에 대청봉에 함께 간 적이 있어서인지 이번에는 내가 간 곳이라며 대청봉, 중청, 소청삼거리까지 가리키며 "거기구나"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기억력이 좋은 형철이가 확실하게 루트를 기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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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싸우고 매일 화해하는 두 녀석...

 

오늘 산행이 어땠냐고 하니 좋다면서도 계단이 많아서 꽤 힘들었다고 했다. 돌아오는 길에 양양의 영광정메밀국수집에 들러서 메밀국수, 감자전, 메밀전병을 먹었다. 꽤 괜찮은 가족 산행 코스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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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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