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光陰者는 百代之過客이라. 세월이란 것은 영원한 과객이라. 김선호는 영원한 과객의 흔적을 기록한다.

우리가족 한라산 등반기 (2017-01-01)

김선호 2017.02.04 10:18 조회 수 : 127 추천:8



아이들과 아내와 함께 3박 4일로 제주도에 다녀왔다. 그 중 하루를 한라산 등반(1월 1일)에 할애를 했다. 지난 번 설악산에 다녀온 아내가 경치 구경은 잘했지만 다시는 더 이상 힘든 산행은 안할거라고 다짐을 했었는데, 몇 개월 지났다고 제주도 가는 김에 백록담에나 다녀오자고 또 먼저 운을 떼었다. 난는 또 좋아서 오케이 했고, 우리는 생애 첫 백록담 구경을 잘 하고 왔다. 아이들은 9살, 7살의 첫 날에 백록담을 다녀온 셈이 되었다.
 
성판악-백록담-관음사 코스로 약 19km 행군을 했는데, 완만한 코스라 하여 좀 얕봤던 게 아닌가 하다. 완만하지만 길어서 힘들었고, 형철이는 놀랄 정도로 묵묵히 따라와 주었는데 현수는 시작부터 투덜대기 시작해서 진달래대피소-백록담 구간을 빼고는 하산때까지 투정이 그치지 않았다. 돌이켜 보면 어린 아이를 데리고 너무 무리했나 싶기도 합니다만, 저녁을 먹은 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쌩쌩하게 뛰어 다니는 걸 보니 역시 애들은 다르구나 싶기도 하다. 오히려 아내가 생각보다 힘들었다며 4일이 지난 아직까지 아프다는 소리를 하고 있다.
 
루체빌 리조트에서 6시 30분에 나와서 성판악에 가보니 이미 주차장은 만차고 인근 도로 갓길에 빼곡히 주차해 놓은 차량들로 무려 1.4km나 더 지나서 차를 댈 수 밖에 없었다. 새해 첫 날이라 사람들이 많을 줄은 알았지만 이정도일 줄이야...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가 올라갈 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른 새벽에 올라가서 일출을 보고 내려오고 있었다는 사실. 성판악 입구 플래카드에 입산시간은 오전 6시부터로 씌여 있었는데 새벽 3시에 많이들 올라간 모양이다.
 
오전 7시 30분 경부터 산행을 시작했는데, 나름 아이들을 감안해 여유있다고 생각하고 잡은 시간인데 좀 오판이었다. 아내와 둘째 현수가 생각보다 힘들어해서 좀 더뎌졌고 결국 나와 형철이만 백록담에 가기로 하고 아내와 현수는 진달래 대피소에 남기로 했다. 그러나 정작 대피소에 도착하자 현수는 형아가 가면 나도 반드시 간다면서 결국 모두다 오르기로 했다. 대피소에서 김밥을 먹고 진달래 대피소 통과 마지노선인 정오에 통제선을 지나갔다. 나는 아내와 현수에게 시간을 계속 주입시키면서 쫓기 듯, 그리고 말을 채찍하 듯 보채고 어르고 달래느라 어떻게 올랐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나마 조망이 탁 터지는 순간부터는 좀 괜찮아졌던 것 같다.
 
그리고 백록담에서의 하산을 종용하는 시간인 오후 1시 30분에 백록담에 도착을 했다. 이제 도착했는데 빨리 내려가라는 방송이 나온다. ㅎㅎ. 부랴부랴 백록담에서 사진을 담고 관음사쪽으로 하산을 했다. 하산길도 우리는 남들보다 더뎌서 삼각봉 대피소까지 2시간 정도 걸리자 대피소 직원이 빨리 내려가라고 재촉을 했다. 마지막 내려간 사람은 이미 30분 전에 내려갔다면서...
늦어질 경우도 대비를 했는데 재촉을 해대니 마음만 급해지고 아이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어쨌든 속도를 내어 내려가다 보니 몇 몇 팀을 앞질러서 내려오긴 했다. 이렇게 11시간 19km 정도의 한라산 등반을 마쳤다. 그래도 아이들은 힘들었지만 꾹 참고 백록담을 본 게 뿌듯하다고 하니 괜찮았다.




속밭 대피소




진달래 대피소. 부랴부랴 김밥을 먹고 이 곳을 통과한 시각이 12시.








백록담.


형철이, 9살의 첫째 날에 백록담에 오르다.




현수, 7살의 첫째 날에 백록담에 오르다.




아내, 43살의 첫째 날에 백록담에 오르다.


나, 46살의 첫째 날에 백록담에 오르다.
















장구목 능선







거리 : 19km
소요시간 : 11시간 3분 54초
이동시간 : 9시간 16분 31초
휴식시간 : 1시간 47분 23초
평균속도 : 2.2km/h

2017-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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