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光陰者는 百代之過客이라. 세월이란 것은 영원한 과객이라. 김선호는 영원한 과객의 흔적을 기록한다.

우리 가족 1박 2일 설악산 등정기 (2016-10-29~10-30)

김선호 2016.12.18 11:40 조회 수 : 159 추천:5



아내가 설악산에 가보자고 했다. 평소에 산이 싫다며 엄살을 부리는 아내지만 올 10월에만벌써 아내와 아이들을 두고 2번이나 큰 산에, 그것도 1박 2일로 다녀온 나를 향한 항의성 제안인 셈이다. 귀가 번쩍 뜨이는 이 말에 곧바로 대피소 검색을 했다. 산행 목표일이 일주일도 안 남은 시점에서 4명 자리를 예약하길 기대하는 것은 역시 무리다. 설악산 다섯 개의 대피소 모두 풀이다. 하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틈틈이 예약 사이트를 조회한 덕에 산행 목표일 이틀 전에 비인기 대피소 중 하나인 양폭대피소 3자리를겨우 잡을 수 있었다. 대피소 직원에게 전화를 해서 8살, 6살 어린이 2명과 어른 1명이 2자리에서 함께 잘 수 있도록 부탁하니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지 않도록 해달라는 당부와 함께 허락을 해주었다. 그리고 산행 전날 다행히 딱 1자리가 더 생겨서 마침내 4명의 자리를 마련하고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14명 정원에 4명이 우리 가족인 셈이다. 나중에 가보니 우리 가족 포함 전체 8명밖에 오지 않았다. 백분율로 치면 57%의 입실율이다. 사정이 생겨서 오지 못할 경우, 다른 사람에게 기회가 가도록 취소라도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어쨌든이렇게 해서 소공원~천불동 계곡~대청봉~오색 코스의 산행 코스가 확정이 되었다.

형철이와 현수는 신이 났다. 덕유산 대피소를 경험한 후로 다른 대피소에 가길 열망했었는데 드디어 기회가 생긴 것이다. 설악산을 오르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 줄도 모르고 “갈래요”라고 간단 명료하게 답해버리는 녀석들에게 우리나라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산이라는 것을 각인시켜 주었다. 그 말에 오히려 도전적인 마음이 조금 생기는 것도 같았다. 그러나 아내는 그 말을 듣고 걱정이 되었는지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이 대청봉에 오른 사례가 있는지 찾아보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우리 아이들과 같은 나이의 딸 둘을 데리고 다녀온 가족이 있었다. 그들은 한계령~중청대피소~대청봉~오색코스로 다녀왔다. 우리 애들은 정말로 어린 아이들이지만 어느덧 여러 산행 경험으로 이른바 등력은 보통 어린이 이상으로 쳐주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따져 보니 꽤 많은 산을 다녔다.

3살, 5살 : 설악산권금성(케이블카), 월미산

4살, 6살 : 오대산(구룡폭포)

5살, 7살 때 다녔던 산들 :청량산(인천), 문학산, 계양산, 소래산, 내장산, 월출산(구름다리까지), 마니산(참성단), 방태산(매봉령), 황금산, 설악산 금강굴, 설악산울산바위, 주왕산, 함백산,수리산(관모봉, 태을봉), 문학산,

6살, 8살 때 다녔던 산들 :설악산 토왕성 폭포, 문학산, 향적산(알바 경험까지), 소백산(죽령~비로봉~비로사), 지리산노고단(큰 아이만), 오대산(구룡폭포), 수통골 금수봉, 도봉산(여성봉, 오봉), 인왕산

지도를 보니소공원에서 양폭대피소까지 6.5Km 3시간 10분, 양폭에서 대청봉, 오색까지는9.5Km로 8시간 정도로 가늠하고 아이들임을 생각해서2~3시간은 더 염두해두었다. 형철이에게 우선 산행지도를 브리핑해주고 머리속에 기억하도록했다. 8살이지만 유달리 지리에 관심이 많아서 항상 어디를 가면 ‘우리가 무슨 고속도로를 타고 있느냐’, ‘무슨 IC로 나갈 예정이냐’, ‘몇 키로미터냐, 몇 시간 걸리냐’ 등등 자세한 지리적 특성과 위치에 관심이 많은 녀석이다. 이 번에도 여지없이 가야 할 길을 꼼꼼히 살펴본다. 나는 두 아이에게 미션을 주고 임무 완성을 하면 근 2년째 빠져 있는 터닝메카드 장난감을 사주기로 했다. 형철이의 미션은갈림길에서 어느쪽으로 가야하는지 안내를 해줘야 하는 것이고 현수의 미션은 대청봉에서 멋진 포즈를 취하는 것으로 했다. 아이들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들뜨는 듯 했다.

토요일 아침일찍 일어나 분주히 짐들을 챙겼는데, 지난 여름 소백산 때보다는 아무래도 챙길짐이 더 많았다. 아침 저녁의 한기 그리고 산능성에서의 차가운 바람을 대비해야겠고 아이들 배낭은 이번에는 안 가져가기로 해서(결국 엄마 아빠의 짐이 되어서) 결국 75리터의 대형 배낭을 내가 챙기기로 했다. 내 배낭 무게만 18Kg, 아내의 소형 배낭은 약 10kg 정도나 되었다. 오전 9시가 좀 넘어 출발했는데 고속도로 상황을 보니 역시나 차량이많다. 경춘고속도로는 톨게이트 지나서 거의 강촌까지 막혔던 것 같다.원래 계획은 오색에 차를 세워두고 소공원으로 이동할 생각이었는데 차가 막혀 그럴 시간이 안될 것 같았고 오색 부근에는 막바지 단풍과만경대 관광객들로 북적일 것 같아 곧바로 미시령쪽으로 해서 설악동으로 갔다. 오후 2시가 넘어 소공원길에 들어섰는데 소공원으로 향하는 차량 행렬이 길게 이어져 있어 더 이상 시간 지체는 안될 것 같아 켄싱턴 호텔에 주차비를 주차를 했다.

오후 2시 33분 켄싱턴 호텔 주차장에서 드디어 시작이다. 소공원에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10월의 주말이어서인지 몰라도 지금까지겪어 본 것 중에 이날이 관광객이 제일 많았던 것 같다. 특히나 중국인들이 넘쳐 났다. 10년전에 아내와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 너무 좋아서 종종 제주도 여행을 갔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중국인들이넘쳐 나는 것을 보고 제주도의 느낌이 달라지기 시작했는데 설악산 소공원에 중국인들의 숫자를 보고 좀 놀라긴 했다. 사람이 많아도 역시 설악산이다. 소공원부터 비선대까지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울긋불긋 단풍이 여전히 짙은 만추의 설악은 역시나 대한민국의 절경이다.






형철이는 국립공원 홈페이지에 안내되어 있는 등산 난이도에 굉장히 관심이 커서 구간별로 난이도를 숙지를 한 상태여서 각 구간별 난이도를 몸소 체험하면서 이해를했다. 비선대까지 구간이 ‘쉬움’인데 비선대를 지나면서 ‘아 이게 보통이구나’라고 하는 식이다. 나는 긴장의 끈을 잡고 있으라는 의미로 내일은 ‘매우 어려움’이 나오니 마음을 단단히 먹으라고 했다. 비선대에 다다라 금강굴을 올려다 보며 작년에 다녀온 기억이 나냐고 하니 기억이 난다고 한다. 다시 한 번 비선대의 ‘비선실세’로잘 보이지 않는 금강굴을 가리켜 알려주니 ‘아 보인다’라고 말한다. 현수는 나도 보겠다며 매달렸지만 이 녀석은 끝내 보지 못했다.


금강굴.








형철이의 첫번째 미션이 나왔다. 비선대 갈림길(오후 3시 54분)에서 좌측이냐, 우측이냐. 나를 뭘로 보냐는 듯한 표정으로 웃으며 좌측으로 앞장서간다. 미션 성공. 비선대를 지나니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계곡 따라 흐르듯 단풍도 막바지긴 하지만 너무도 아름다웠다. 사람들이 많아 줄곧 내달리 듯 쉬지 않고 오느라 적당한 자리를 찾아 쉬었다. 마침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한 부자(父子)를 만났는데 그들도 우리와 같은 양폭대피소에서 1박을 한단다. 나중에 물어보니 아들이 중학교 1학년생이고 공룡능선이 목표라고 한다. 언제 이녀석들과 공룡능선을가볼지…








비선대 이후 ‘보통’ 난이도의 길을 따라 아직까지는 멋드러진 단풍과 계곡의 절경을 감상했다. 문제는 처음 쉰 이후로 현수의 투정이 시작된 것이다. 줄곧 양폭대피소까지 몇시간 남았냐고 묻곤 했는데 1시간30분 남았다고 하면 고개를 끄덕이고는 한 1분 정도 지나서 다시 묻는다. 아직도 1시간 반 남았다고 하면 우리는 엄청 갔는데 왜 아직도 1시간 반이나 남았냐고 투정을 부렸다. 나는 오늘 애들이 잘 따라주면 내일 아침 일찍 공룡능선의 신선대까지만 갔다가 대청봉으로 가려고 했는데 현수의 상황을 보건대 절대적으로 무리로 판단했다




아내는 투정을 부리는 현수를 위해 369게임을 제안했는데 두 아이들이 369 게임에 몰두하느라 현수의 투정은 이내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이제 닥쳐온 문제는 5시가 넘어가자 어두워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비선대에서 3.5Km인데 생각보다 길게 느껴졌다. 양폭대피소가 0.9Km 남았다는 이정표가 나왔을 때 시각이 5시 39분이었다. 아이들과 아내는369 게임에 팔려 있었지만 나는 걱정이 되었다. 0.9Km면 적어도 30분은 가야한다는 건데… 오후 5시 49분. 매우 어두워져서 랜턴을 켤 수 밖에 없었다. 아내는 세찬 오련폭포가 인상적이었다고 했는데 어두컴컴한 상태로 본 것이 아쉽다고 했다.


오후 6시 7분에 우리는 양폭대피소에 도착했다. 역시 대피소에서는 삼겹살 구이가 최고다. 야외에서 가만히 앉아 있으니 금새 한기가 올라온다. 양폭대피소는 다른 대피소처럼 1명이 1칸씩 자는 게 아니고 2명이 1cell(보통의 칸막이 벽보다 벽이 훨씬 높고  다른 곳보다 넓직한 공간이라 cell이라는 표현이 적당할 듯 하다), 즉 2인실 cell이 6개, 1인실 cell이 2개로 되어 있다. 앞서 얘기한대로 9시 소등을 하기 전까지 총 8명 밖에 없었고 우리는 4인 요금을 다 지불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아내와 한 cell에서 같이 잤다. 언제나 엄마와 자고 싶어하는 아이들 덕에 아내는 힘들게 잘 수 밖에 없었고 나는 2인실 cell에 나 혼자 널찍하게 편히 잘 수 있었다.


오전 7시 6분. 양폭대피소에서 바라본 천불동 계곡. 구름낀 하늘이 아니라 환하게 밝아 오는 아침 산하늘의 모습이다.

새벽 4시 30분 경부터 뒤척뒤척 하다 더 지체하면 안될 것 같아서 6시에 아내와 아이들을 다 깨우고 아침준비를 했다. 현수는 도대체 이 새벽에 왜 깨우냐며 짜증을 부렸다. 밖은 깜깜한데 하늘에 쏟아질 듯 한 별과 북두칠성이 선명하게 보이는 것이 오늘 날씨는 기가 막힐 것으로 예상했고 예상대로였다. 아침을 준비하고 있으니 대피소 맞은편 다리에 길게 늘어선 헤드랜턴 불빛 행렬이 다가온다. 이른 새벽 소공원에서 출발한 등산객 무리들이 대피소에서 요기를 하고 떠났다.




오전 7시 6분. 대청봉을 향해 출발이다. 이른 아침의 기온은 찼다. 그런데 아이들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이동한다. 손이 시렵단다. 아내에게 아이들 장갑을 꼭 챙기라고 일러 두었었는데 산행 경험이 많지 않은 아내는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이후로 계속 주머니에서 손빼라는 아빠의 지시가 줄 곧 이어진다. 현수는 춥다고 해서 파카를 입혔다.






출발한지 10여분이 지나 조금 긴 협곡을 지나자 천당폭포가 나왔다.




천당폭포에서 바라 본 길게 뻗은 협곡. (지나 온 방향)








대피소 출발한지 1시간 정도 되었을까, 휴식을 취하고 다시 출발하려니 방금전까지 방긋거리던 현수가 토라져서는 힘들다며 집에 간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 자기는 설악산 캠핑을 가는줄 알았지 산에 올라가는 줄은 몰랐다며 생떼를 부렸다. 손잡아 이끌며 겨우 달래서 진군을 했다. 그리고 무너미 고개 직전 지도상 표기로 ‘어려움’으로 표기된 지역에 다다르자 하산하는 분들과 마주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대청봉을 향해 가고 있다고 등산객들의 질문에 답을 하자 놀라운 표정을 지으며 대단하다고 칭찬을 해 주었다. 그러자 현수의 투정은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지고 갑자기 힘이 솟는 것인지 어려움 코스를 척척 올라서기 시작했다. 이 때부터 현수의 투정은 사라졌다. 다행이었다.

어느 덧 응달의 골짜기와 나무 틈 사이로 아침 햇살을 받아 밝게 빛나는 신선대 암벽이 나타났다. 명암이 극명하게 대비되어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는 짜릿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기온이 급격히 상승됨을 느꼈다. 따뜻하다기보다 추워지지 않았다라는 게 맞겠다. 오전 8시 57분. 무너미 고개에 도착했다. 희운각대피소쪽으로 조금 걸어가면 전망대 데크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신선대, 공룡능선 그리고 천불동계곡쪽의 풍광은 그림 그 자체였다. 지리하게 올라와서 터진 첫번째 조망이어서 더 감동이 컸는지도 모른다. 이 곳의 장면 하나로 아내는 지금까지 와 본 산 중에 최고구나를 연발했다. 1년전 회사 후배와 공룡능선을 탈 때 이곳에 온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짙은 안개로 아무것도 볼 수 없었는데, 오늘은 운이 굉장히 좋았다.


대청봉 방향.








9시 9분. 희운각대피소에 도착했다. 어디서 왔는지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아이들은 라면을 끓여 먹자고 졸랐지만 중청대피소에서 점심으로 먹기로 하고 후라이팬에 밤을 익혀 먹었다. 집 근처에 트럭을 이용해 판매하는 과일장수가 주기적으로 오는데 손가락 한마디만한 자그마한 밤들을 칼집을 내어 판다. 주변 엄마들 사이에 맛으로 입소문이 자자해 마침 아내가 그 밤들을 사가지고 온 것이다. 10분 정도 익히면 칼집이 크게 벌어져 손으로 손쉽게 까먹을 수 있게 되는데 맛이 일품이다. 아이들은 밤이 익는 동안 엄마의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느라 그간의 고생을 잊은 듯 했다. 60대로 보이는 두 일행이 아이들에게 기특하다면서초코바를 주었는가 하면 어떤 무리들은 아이들을 힐끗 쳐다보면서 너무도 작은 아이들이 어떻게 왔을까 하는 대화를, 심각한 표정으로 나누기도 했다. 아내와 나는 커피 한잔을 마시려고 했는데 물을 코펠에 올려놓고 보니 컵을 안가져온 것을 깨달았다. 이번에는 뭐를 빠뜨렸을까 했는데 컵이었다. 코펠에 타서 그냥 마시자고 하니 아내는 실망스러워하며 마시길 포기했다. 이러한 안타까운 상황을 대피소 매점 창구로 쳐다보고 있던 대피소 직원이 종이컵을 딱 내주시는 게 아닌가. 친절한 대피소 직원의 배려로 우리 부부는 기분 좋게 커피 한 잔을 할 수 있었다. 희운각 대피소에서 너무 오래 지체했다. 10시가 거의 다 되어 대피소를 출발했다.
















아이들에게는 희운각부터 소청까지는 ‘매우 어려움’ 코스라고 단단히 일러두었다. 그러자 현수는 반항적인 목소리로 별거 아니네 하면서 성큼성큼 가파른 계단과 돌계단을 올랐다. 계단길이 나오자 두 녀석들은 먼저 앞서서간 후에 계단에 나란히 앉아 엄마, 아빠가 올라오는 것을 지켜 본다. 다가가면 다시 먼저 출발하고… 발동이 제대로 걸린 현수는 “엄마, 올라올 수 있겠어?” 하면서 엄마를 자극하는 말들을 끊임없이 쏟으며 올랐다. 그리고 아빠에겐 “메롱”하고 놀려대는 식이다. 무엇보다 희운각 이 후부터는 현수가 완전히 업이 되어서 다행이다.


희운각에서 40여분 정도 지났을까, 앞서서 리드하던 형철이가 가파른 철계단을 한참 오른 뒤에 뒤돌아 소리쳤다. “아빠, 여기 올라오면 엄청 멋져요!”  그야말로멋지다는 말 외에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멀리 동해바다부터 천불동, 신선대, 공룡능선, 그리고 화채능선까지 한눈에 뚜렷이 보인다. 가슴이 탁 트인다. 아내는 왜 설악산 설악산 하는지 알겠다며 감탄해한다. 우리는 한동안 외설악의 경치에 푹빠져 넋을 놓았다.
 



























현수가 오르다 허벅지를 바위에 부딪친 곳. 맨소래담로션을 발라 주었는데 집에 돌아와서 보니 피멍이 들어 있었다.

이 후에 속초에서 홀로 오신 노인을 만났는데 손주가 6살이라면서 격려를 많이 해주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설악산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소청삼거리까지 올랐다.










11시57분. 소청삼거리에 도착했다. 그야말로 장쾌한 풍광이다.




중청대피소를 향해 고고.








마등령부터 공룡능선, 그 뒤로 신선봉, 그 커다란 울산바위가 자그맣게 보이고 이어서 권금성, 우측으로 화채능선(사진에는 화채능선은 잘림)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장관이다.




형철이와 현수는 중청대피소가 얼마 남지 않은 것에 대해 기대감이 상승한 것 같았다. 바로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다는 것 때문이다.


소청에서 30분정도 지나 중청대피소에 도착했고 우리는 점심으로 사과 그리고 라면을 끓여서 먹었다.




대청봉을 향해 진군이다.






오후 1시 30분. 대청봉에 도착했다. 아내와 작은 아이는 작은 아이의 용변 때문에 올라오는 도중에 중청으로 되돌아 갔다 오느라 10여분이 늦었다. 일요일 오후 시간대여서인지 생각보다 사람이 없어서 먼저 도착한 나와 큰 아이는 정상석을 끼고 여유있게 수 많은 사진을 찍을 기회가 되었다. 15분 뒤 갑자기 몰려든 10여명의 등산객들이 오기전까지는 마치 대청봉에 예약을 하고 우리만 감상할 시간을 가졌나 싶을 정도였다.


군말없이 꿋꿋이 따라와 준 형철이. 평소에 떼도 많이 부리고 해서 혼도 많이 내곤 했지만 이 순간만큼은 그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었다. 미션 완료(대청봉까지 길안내).
















아빠만큼 형아를 의지해서 잘 따라와 준 현수. 미션 완료(대청봉에서 멋진 포즈 취하기).






두시가 조금 못 미쳐 오색으로 하산을 시작했다.이제부터 지리한 하산길이지만 그래도 가장 빠르게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을 위안삼아 부지런히 내려갔다. 지도상에 오색코스는 대청봉 직전이 매우 어려움으로 표기되고 시작 부분은 어려움으로 표기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 가족 모두가 공감한 것은 오색의 가장 어려운 부분은 초입의 돌계단 너덜길이 아닌가 한다. 가파르게 끝없이 펼쳐져 보이는(실제로는 약 1Km 정도) 돌계단길은 그야말로 터프하다. 대청봉에 오르는 것 만큼 힘들었던 하산길, 현수의 마지막 원동력은 형아의 덧셈 뺄셈 퀴즈, 아빠 괴물 놀이(아이들이 아빠를 괴물로 칭하고 도망가는 놀이로 우리 아이들이 고안한 놀이다), 369 게임이었다.

남설악 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32분. 이렇게 8살 형철이, 6살 현수 그리고 아내와 함께 한 1박 2일 설악산 대장정을 마쳤다. 돌아오는 길에 아이들에게 아픈 곳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현수만 발바닥이 아프다고 할 뿐 괜찮다고 한다. 아내도 전체적으로 괜찮다 한다(허벅지 통증이 다음 날 왔다고 한다).
다음을 기약하며...


이동 경로 : 소공원 - 비선대 - 양폭대피소 - 무너미고개 - 희운각대피소 - 소청삼거리 - 중청대피소 - 대청봉 - 오색

총 이동거리 : 17.6Km
2016-10-29~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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