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光陰者는 百代之過客이라. 세월이란 것은 영원한 과객이라. 김선호는 영원한 과객의 흔적을 기록한다.



설 명절이 시작되기 전에 회사 분들과 2월 1일에 산행일정을 잡았다. 설 대체 휴일로 2월 1일까지 쉬게 되었는데 쉬는 회사들이 드물어서 산행의 최적기로 판단이 되었다. 운까지 따라주어 마침 산행 전전날 소백산에 눈까지 내렸고 산행 당일은 맑은 날씨에 단양의 온도는 영하 5도 정도로 적당했다.(능선의 체감온도는 영하 20도 이상이었지만...)
우리는 청량리발 첫차 6시 40분 무궁화호를 타고 단양역에 내려서 천동으로 향했다. 원래 계획은 기차에서 아침을 해결하는 것이었는데 첫 시간대라서 손님이 적어서인지 몰라도 식당과 매점 운영을 안한다는 안내 방송을 했다. 그래서 우리는 단양 시장의 순대거리에 가서 순대국밥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갔다. 예상시간보다 30여분 더딘 출발이 된 셈이다.


9:43AM 산행 시작. 천동탐방안내소 초입까지만 해도 과연 산에 눈이 있을까 할 정도로 눈은 보이지 않았는데 막상 탐방로에 들어서니 바닥은 죄다 눈길이고 올라갈 수록 눈의 양은 많아졌다. 무엇보다 두어팀의 산행객외에는 아무도 없어서 그야말로 쾌적한 산행길이 되었다.


1000m 고지의 천동 쉼터쪽에서 바라 본 모습. 커피 한잔 하면서 잠시 쉬었는데 금새 몸이 얼어 붙을 듯 추웠다. 올라오는 내내 더워서 옷을 다 풀어헤쳤었는데 여기서부터 파카를 입고 올랐다. 그리고 무엇보다 경관의 퀄리티가 급 상승되는 시작점이기도 했다.
여기서부터 주목 군락지를 지나 천동삼거리까지는 속도가 매우 더뎌졌는데 이유는 한발 한발 내디딜때마다 터져나오는 아름다운 풍광 때문이었다. 우리는 그저 감탄사만 내뱉을 뿐이었다
























천동 삼거리에서 본 죽령 방면. 천문대와 연화봉쪽. 12:35PM.


천동 삼거리에서 비로봉을 배경으로


비로봉을 향해... 소백산 겨울 칼바람을 처음 맞아 본다. 대단했다. 몸이 날아갈 것 같았다. 몇 분 후의 비로봉, 어의곡 방면 능선은 그 이상이었고...








힘겹게 올라오는 채부장님과 후배 이차장. 그나마 북서풍의 바람인지라 좌측 등으로 바람을 맞으며 진행할 수 있었다.(천동삼거리에서 비로봉은 동쪽진행)


12:53PM. 비로봉 도착.








어의곡 갈림길 직전에 바라본 비로봉. 1:11PM.
이곳을 지나오면서 맞은 바람은 정말로 생애 처음 맛 본 강력한 것이었다. 몸을 가누기가 힘들 정도였는데 말로는 형언하기가 어려워 아쉬울 따름이다.


어의곡 갈림길에서 우리는 국망봉으로 향했다. 어의곡 갈림길에서 국망봉은 북동쪽으로 방향이 바뀐다. 북쪽이어서인지 눈의 양이 확연히 달랐다. 날씨 예보와 눈이 내린 시점, 그리고 바지 고리 기능을 감안해서 스패츠는 필요없을 것이라 판단했는데 이 후 늦은맥이재까지 푹푹 빠지는 눈길은 나의 예상이 빗나갔음을 확실히 가르쳐 주었다.


지나온 길. 비로봉쪽 방면. 발자국의 좌측으로 스틱을 꽂아보면 스틱이 완전히 잠길 정도의 눈 깊이다. 우측의 작은 나뭇 가지들을 비집고 우리는 점심식사를 했다. 바람을 피한다고 나름 찾은 것인데, 역시 휴식을 취하니 금새 손이 얼어 붙고 그 따뜻한 오리털 파카를 입고 있어도 한기가 느껴질 지경이었다.
 



지나온 능선길.


3:42PM. 국망봉 도착. 점심시간(컵라면, 김밥, 홍초소주, 산사춘, 육포, 마른안주 등등)에 꽤 많이 할애를 해서 예상 시간보다 늦어졌다.


국망봉에서. 하늘은 새파랬지만 파란 산하늘 아래로 검붉은 띠가 깔려 있는것이 미세먼지로 추정이 되었다. 산 위의 칼라와 확연히 다름이 느껴지는 아쉬운 대목이다.


이렇게 무릎, 허벅지까지 푹푹 빠지는 길이 늦은맥이재까지 계속 이어진다. 어의곡갈림길에서 국망봉, 늦은맥이재 길을 간 팀은 우리외에는 한팀도 없었던 것 같다. 발자국들이 어제것으로 추정이 되고 이미 없어진 발자국들 구간도 꽤 되었다.








능선의 칼바람은 비로봉을 기점으로만 거센줄 알았는데 나무가 우거진 능선길도 만만찮았다. 순간 순간 휘몰아치는 거센 바람은 모자를 꾹꾹 눌러쓰게 만들게 했고 조금이라도 땀이 차서 벗을라치면 어디 감히 모자를 벗어? 라는 혼내기라도 하 듯 살을 에이는 바람을 보내 주었다. 능선의 눈들은 능선을 가로질러 부는 바람에 의해 결이 생겨 있고 눈 결절들이 눈표면에 차갑게 붙어 있었다.


고관절을 최대한 움직여서 발을 내디뎌야 깊은 눈 속 한걸음을 나아갈 수 있는 그런 곳 투성이다.


4:47PM. 늦은맥이재 도착. 단양역에서 오후 7시 3분 출발 ITX 새마을호를 타려면 서둘러야 했다. 늦은맥이재에서 날머리인 을전까지는 4.5km 정도다. 우리는 한걸음에 내달렸다.


오후 6시 13분에 을전에 도착, 어의곡 주차장에 6시 22분에 도착했다. 대기하고 있던 택시를 타고 단양역에 내린 시간이 오후 6시 45분. 택시기사가 반기문이 불출마 선언을 했다는 소식을 알려주었고 지난 주말에 천동쪽에는 산악회 버스가 40여대가 몰려왔었다는 얘기, 단양의 오염물 폐기업체가 최근에 들어오면서 공기가 나빠졌다는 얘기, 이런 것들이 관리들이 돈을 받고 일어난 일이라며... 그 짧은 이동 시간에 많은 topic들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를 들려주었다.
계획보다 늦어져서 저녁 식사를 못했지만 돌아오는 기차칸에 손님은 우리 셋뿐이었다. 남은 술과 간단한 안주로 최고의 소백산 산행을 복기하면서 다음을 기약했다.
 
다음을 기약하며...
 
총 산행거리 : 17.2km
 
2017-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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