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光陰者는 百代之過客이라. 세월이란 것은 영원한 과객이라. 김선호는 영원한 과객의 흔적을 기록한다.

 

승필이와 청화산, 조항산, 대야산 산행을 다녀왔다. 늘재에서 출발하는 백두대간길로 대야산까지 간 후 용추계곡으로 하산할 계획이었는데 승필이의 컨디션 난조로 대야산 정상은 밟지 못했고 조항산을 지나 대간길로 이어지는 밀재로 가는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틀어 용추계곡으로 하산했다.

지난 추석 연휴에 식장산 등산을 함께 한 후로 두달여만에 갑작스럽게 산행을 잡았다. 금요일 오후 반차를 각자 내고 예약한 국립대야산자연휴양림 캐빈에서 5시 즈음 모였다. 이곳의 캐빈은 가성비 측면에서 훌륭했다. 아무런 편의 시설이 없는 대신 온수 보일러가 빵빵해 뜨끈뜨근한 바닥에 몸을 녹일 수 있었다. 침낭과 아침거리 등은 준비를 했고 저녁은 가까운 가은읍의 중국집에서 양장피와 짬뽕()을 먹었다.

다음날 컵반으로 아침을 대충 때우고 승필이 차를 날머리인 용추계곡 입구에 대고 내차로 늘재로 이동했다. 승필이 녀석이 하도 서두르지 말자는 요구를 해대어 생각보다는 늦어졌는데 금요일 오후 반차까지 내서 1박을 하고 출발하는 것 치고는 늦은 출발이었다. 문경의 기온은 영하 13도였다. 우리는 단단히 준비를 했지만 능선 오름길에 순간순간 불어닥치는 거센 바람이 방풍을 하지 않은 얼굴살에 휘몰아치면 그야말로 살을 에이는 듯 했다.  뒤에 능선에 올랐을 때 눈동자의 정면에 찬바람이 들이닥치니 눈에 정말 시린 고통이 느껴졌다.

745분에 시작 했다. 늘재에 거대한 백두대간 표지석이 있다. 들머리 맞은편에는 낙동강, 한강의 분수령 표지가 있는데 늘재가 한강, 낙동강, 금강의 세 물줄기가 갈리는 곳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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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석 좌측으로 나 있는 등로를 따라 꾸준히 올랐다. 이 곳의 산행길은 그리 어렵지 않고 무난한 수준이었다. 중간 중간 터지는 조망도 끝내준다. 속리산 주능선을 뒤로 하고 청화산을 향해 오르기 때문에 조망이 터지는 곳에서 뒤를 돌아보면 그야말로 다른 산들과는 확연히 다른 장엄한 속리산의 산줄기를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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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턱에서 뒤 돌아 바라 본 속리산, 백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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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한 속리산의 봉우리들. 천왕봉, 비로봉, 문장대, 관음봉 등과 서북능선으로 이어지는 속리산 줄기와 그 앞에 백악산이 한눈에 들어와 눈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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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남쪽 갈령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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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주능선을 뒤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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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화산에 거의 다다랐을 무렵 시멘트로 포장된 헬기장이 나왔다. 사방팔방 뚫려 있어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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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청화산 정상에 도착. 정상적의 음각 글자안에는 청색으로 색칠되어 있는 것이 색달랐다. 청화산 정상에서는 주변이 잡목 등으로 조망이 좋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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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쪽 시루봉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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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갈 대간길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좌측의 조항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등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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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드름 뒤로 조항산이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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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능선. 앞에 봉우리가 조항산 능선 조망을 감상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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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 저수지가 보인다. 진행 방향(북진)의 좌측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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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항산이 가까워졌다. 좌측 뒤로 대야산이 살짝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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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능선. 맨 뒤 속리산 주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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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항산 좌측 뒤로 보이는 대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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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를 보니 파란 옷을 입은 사람이 보인다. 이 날 처음 만난 사람이다. 산악회 버스를 타고 왔다는데 주어진 6시간 동안 늘재에서 엄청난 속도로 홀로 누비고 다니는 듯 했다. 먼저 앞질러 조항산 정상에서 다시 만났는데 백두대간 완주도 하면서 날라다니는 스타일인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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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화산, 조항산 능선은 무난한 길이었는데 조항산에 다가갈수록 암릉이 많아지더니 전체 길 중 가장 가파른 코스가 아니었나 싶다. 그래도 밧줄 잡고 조심스럽게 내려오면 되는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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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항산 정상. 청화산보다 경치가 훨씬 일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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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항산 정상에서 본 북쪽. 느낌은 설악산 신선대에서 공룡능선을 바라보았을 때의 장쾌한 그 맛이었다. 좌측 뒤로 대야산이 보이고 우측 뒤로는 희양산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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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C_7531.jpg조항산에서 고모치까지는 급격히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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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능선. 조항산이 제법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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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치까지 내려와서 컵라면을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잠깐 컵라면을 먹으며 쉬니 금새 몸이 추워진다. 쉬고 있을 때 대야산쪽에서 오는 홀로 산행하는 젊은 남자와 늘재에서 오는 홀로 산행하는 60대 정도는 되보이는 분을 만났다. 이 추위에 그것도 백두대간을 홀로 산행하는 사람들이라니...대단하다. 고모치에서는 다시 산하나를 넘어야 하는데 승필이가 이때부터 컨디션이 최악으로 치달았다. 고관절 통증으로 추정되는 다리 통증을 호소하며 오르막을 오르지 못했다. 대야산 정상은 포기하기로 하고 갈림길에서 마귀할미통시바위쪽인 우측으로 방향을 틀었다. 좌측으로 가면 밀재를 거쳐 대야산 대간길로 가는데 우리는 우측으로 해서 용추계곡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을 찾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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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에서 우측으로 조금만 가면 또 시원한 조망처가 이렇게 나온다. 나중에 보니 이곳이 사매봉이라고 불리는 봉우리였다. 사매봉에서 보는 마귀할미통시바위와 뒤로 둔덕산이 보인다. 둔덕산은 대야산 자연휴양림과 이어진다. 북쪽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용추계곡을 향해 내려갔다. 쌓인 낙엽에 길이 잘 안보이는 곳이 많았는데 다행히 산악회 리본이 많아 크게 어려운 곳은 없었다. 월영대를 거쳐 아름다운 용추계곡을 따라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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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거리 : 15km

소요시간 : 9시간 35분(휴식시간 1시간 11분 포함), 꽤 더딘 속도였음.

2018-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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