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光陰者는 百代之過客이라. 세월이란 것은 영원한 과객이라. 김선호는 영원한 과객의 흔적을 기록한다.

그냥 떠나자

 

어찌 보면 Sequal of Swiss & Chamonix trip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정확히 3년 전 2019년 9월에 가족과 함께 스위스와 샤모니 몽블랑 등의 알프스 캠핑과 트레킹을 다녀온 후 오래도록 지속된 감흥에 2020년 가을을 목표로 돌로미티 트레킹을 다시 준비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난데없이 전대미문의 코로나 역병이 모든 여행객들의 발을 2년 이상 묶어 놓았죠. 코로나가 더 이상 해외 여행을 막을만한 수준의 것이 아니게 된 요즈음에도 유가 급등으로 항공료가 들쭉날쭉해서 여전히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국 극적으로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당시에 가장 저렴한 아부다비 경유 로마 in – 밀라노 out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 시점엔 구할 수 없을 저렴한 가격이었지만 3년전의 두바이 경유 취리히 티켓보다 40% 비싼 가격입니다. 항공권을 구매하기까지 여전한 코로나 감염병의 우려와 불안정한 항공료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지만 “그냥 떠나자”가 우리의 선택이었습니다. 참고로 최근에 나가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유럽은 마스크없이 이미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 있죠. 이탈리아 역시 여전히 많은 분들이 야외에서도 마스크를 쓰는 우리와는 딴 세상입니다.

항공권 구입이 완료되자 부랴부랴 각종 예약과 준비물들, 회사와 아내와 아이들 일정 등을 여러가지를 챙기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다행스럽게도 국내 입국전 PCR검사가 폐지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9월 6일 화요일 저녁 비행기였는데 하필 초강력 태풍 힌남노가 우리나라에 상륙하는 날이 되고 맙니다. 오전 9시에 부산 인근을 지나고 오후 3시경 울릉도, 독도를 지나는 것으로 예상되었고 다행히 예상밖의 상황은 생기지 않았고 태풍영향권과 무관한 화창한 날씨에 출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출발!

 

여행 준비물

 

스위스 캠핑 여행때와 마찬가지로 이탈리아 도심 지역 외 돌로미티 알프스 여행은 캠핑으로 계획을 했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장비들을 가방에 담았습니다. 

DSC_2141_Blue-Carrier1-Contents.jpg

1. 텐트와 침낭류. 우천시 젖은 텐트를 빠르게 패킹할 김장용 비닐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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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타프, 테이블, 의자, 매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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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식기, 버너, 랜턴 등. 라면, 햇반, 캔김치도 몇 개 챙김.

 

큰 가방 4개 중에 3개에 캠핑용품들을 담고 나머지 1개에 옷가지들을 챙겼습니다. 1인당 위탁수하물 허용 중량이 30kg이어서 무게는 충분합니다. 가방 1개당 최대 20kg정도로 맞추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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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가족 구성원들의 백팩들 – 저는 피엘라벤 아비스코 35리터와 블랙다이아몬드 나이트로 22리터, 아내는 피엘라벤 하이코스트 24리터, 아이들은 각각 블랙다이아몬드 디스턴스 15리터, 도이터 어센더 13리터를 챙겨갑니다.

 

여행 경로

 

저는 사실 오로지 돌로미티에 오랫동안 꽂혀 있었기 때문에 오로지 이탈리아 북부 중심으로 계획을 세웠지만 중학생, 초등학생인 아이들과 아내의 로마가 없는 이탈리아 여행이 웬말이냐는 원성에 로마, 피렌체 등을 경유해 돌로미티로 가는 것으로 기본 경로를 설정하였습니다. 아래 지도 참조.

Italy_Trip_Route_WorldAtlas.jpg

4. 이탈리아 여행지 : 로마 - 피사 - 피렌체 - 돌로미티 - 밀라

 

그래도 짧은 일정의 대부분은 돌로미티였습니다.

돌로미티? 돌로미테? 이탈리아 동북부의 알프스 산맥으로 이탈리아로 돌로미티Dolomiti, 영어로 돌로마이츠Dolomites, 돌리미티 산간지역 로컬 언어인 라딘어로 Dolomites로 표기하기 때문에 이탈리아어 발음인 돌로미티로 통상 일컫습니다. 돌로미티는 18세기에 프랑스의 광물학자가 이 지역을 탐사하면서 그의 이름을 따 붙인 이름이라고 합니다. 사전을 찾아보면 돌로마이트는 백운암/백운석으로 즉 하얀 돌덩이입니다. 하얀 돌 산들의 향연 돌로미티...... 이탈리아 북부이자 알프스 산맥의 동쪽에 위치해 있으며 3000미터급 암봉들과 빙하를 품고 있으며 돌로미티 최고봉은 3,343m의 마르몰라다Marmolada입니다.

돌로미티 지역은 크게 동쪽의 코르티나 담페초Cortina d’Ampezzo, 서쪽의 오르티세이Ortisei 2개의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일정을 조율해볼 수 있습니다. 뭐, 이 외에도 자기만의 방식대로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요. 어쨌든 이 들 도시를 중심으로 살펴보자면 베네치아에서 코르티나 담페초까지 차로 2시간, 밀라노에서 오르티세이까지는 가르다 호수를 거쳐 차로 4시간 정도 걸리며 오스트리아의 인스부르크에서는 오르티세이까지 차로 1시간 20분, 코르티나 담페초까지는 2시간 40분이 걸립니다. 그래서 돌로미티만을 위해 여행을 한다고 한다면 베네치아, 밀라노, 인스부르크 공항을 이용하는 게 일반적이죠. 하지만 저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아내와 아이들의 바람으로 로마로 들어가서 로마, 바티칸, 피사, 피렌체에서 굵직한 일정을 만들어 이 도시들을 거쳐 코르티나 담페초로 진입했습니다. 피렌체에서 코르티나 담페초의 캠핑장까지 중간에 휴게소까지 감안해 거의 5시간 30분 정도는 걸린 것 같습니다. 보통 고속도로에서 때려(?) 밟으면 네비게이션(GPS)의 예상 도착 시각보다는 빨리 도착하는데 꽤 밟는데도 예상 도착 시각이 줄지 않더라구요. 알고 보니 고속도로 대부분의 구간 제한 속도가 시속 130km나 되네요. 그러니 밟는다고 밟은 것이 예상시간과 맞게 떨어진 것이었습니다.

 

Dolomiti_Map_Roma-Dolomiti.JPG

5. 로마에서 돌로미티까지의 경로 : 로마-피사-피렌체-코르티나 담페초까지 약 860km를 1박 2일(피렌체에서 숙박)에 걸쳐 차로 이동.

 

9월 9일(금요일) 오후 느지막이 4시가 넘은 시간에 코르티나 담페초의 캠핑장에 도착했고 설영을 마치고 나니 거의 5시 가까이 되었습니다.

돌로미티에서 우리가 갈 곳들을 구글 지도에 미리 맵핑을 해 본 후 실제로 간 곳들을 다음과 같이 다시 맵핑해보았습니다.



Dolomiti_Map_Actual_Path_PPT.png

6. 돌로미티 여행 스팟들.



먼저 우리가 맨 처음 도착한 동쪽의 코르티나 담페초Cortina d’Ampezzo. 1956년에 동계 올림픽이 개최됐었다고 하네요. 이 곳을 중심으로 트레 치메 디 라바레도, 카디니 디 미주리나, 브라이에스 호수, 미주리나 호수, 친퀘 토리, 라가주오이 등에 접근이 용이합니다. 돌로미티 중심부에는 카나제이Canazei가 있으며 북쪽으로 셀라 산군, 동쪽으로 마르몰라다 산군으로 둘러 싸여 있습니다. 사쓰 포르도이, 파쏘 셀라, 파쏘 가르데나, 카레짜 호수 이동에 용이한 곳입니다. 그리고 돌로미티 서쪽의 오르티세이Ortisei. 세체다와 알페 디 시우시에서 가깝습니다.

그리고 돌로미티를 남북으로 잇는 긴 종주길들이 있습니다. Alta Via 라고 부르며 1번부터 10번까지 다양한 루트들이 개척되어 있습니다. 통상 Alta Via 6번까지 많이 알려져 있는 것 같고 1번이 오리지널 Alta Via로 Braies 호수에서 시작해 Belluno까지 남쪽으로 이어지며 약 120km정도 됩니다. Alta Via 2는 서쪽에 있으며 Bressanone(BZ)과 Feltre(BL)를 연결하며 약 170km입니다. 볼차노Bolzano, 트렌토Trento 및 벨루노Belluno의 3개 주를 가로지르며 이 일정의 평균 고도는 2,000~3,000미터 정도입니다.

오래전 이러한 돌로미티 종주길을 여러 산장에서 묶으며 몇 날 며칠 동안 걸어보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가족 여행으로 가볍게(?) 온 것이니 그런 것 보다는 돌로미티의 명소들을 트레킹을 하면서 중간 중간 Alta Via 1~4의 길과 접해보는 정도입니다.

 

다음 이야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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